오랜만에 삼척으로 향하는 길, 동해안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아침 식사할 곳을 찾고 있었다. 아침 일찍 문을 연 곳이 많지 않아 조금은 발걸음이 조급해질 무렵, 삼척항 근처를 지나다 든든한 느낌을 주는 식당을 발견했다. ‘1997년부터 영업했다’는 문구가 눈에 띄었는데, 오랜 업력은 그 자체로 신뢰를 주는 법이니까. 8시가 조금 넘은 시간, 갓 문을 연 듯한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왠지 모를 정겨움이 느껴졌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따뜻한 조명과 정갈하게 정돈된 테이블들이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아침 시간이었지만 이미 몇몇 테이블에는 식사를 즐기는 손님들이 보였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처음이니만큼 가게의 대표 메뉴 같은 생선찜을 주문하기로 했다. ‘소자’ 크기로 주문했는데, 아침 식사로는 충분한 양이었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생선찜이 나왔다. 처음 나온 요리는 겉이 노릇하게 튀겨진 생선 요리였다. ‘튀김’이라고 하기엔 찜과 비슷하게 조리된 듯한데, 겉은 정말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그야말로 ‘겉바속촉’의 진수를 보여줬다. 살짝 간이 되어 있어 그대로 먹어도 맛있었고, 함께 나온 양념장에 찍어 먹으니 풍미가 한층 더 살아났다. 어떤 생선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다양한 종류의 생선들이 푸짐하게 담겨 나와 골라 먹는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이 집의 매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메인 요리만큼이나 칭찬하고 싶은 것이 바로 이 밑반찬들이다. 보통 아침 식사집에서 나오는 밑반찬들은 가짓수만 많고 맛은 평범한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달랐다.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커다란 열기 튀김이었다. 처음 나온 생선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겉은 더없이 바삭하고 속살은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식감이 일품이었다.

다음에 방문했을 때는 ‘생대구 지리’를 주문해봤다. 1월 말이었던 터라 제철인 대구를 맛보고 싶었다. 역시나 기대 이상이었다. 엄청 부드러운 대구 살코기가 푸짐하게 들어있었고, 알과 애까지 곁들여져 나와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시원하고 개운한 국물은 콩나물과 배추가 들어가 해장의 역할도 톡톡히 해낼 것 같았다. 밥을 따로 먹지 않아도 될 만큼 국물 자체가 훌륭해서, 숟가락을 멈출 수가 없었다.


메인 메뉴인 생선찜이나 지리탕 외에도, 다른 메뉴들도 궁금해졌다. 가격표를 보니 ‘황태국+공기밥’은 10,000원, ‘생대구 지리’는 소자 30,000원, 중자 50,000원이었다. 안주류로는 소주, 맥주, 막걸리, 청하 등 다양한 주류가 준비되어 있었다. 식사 메뉴와 안주 메뉴가 잘 갖춰져 있어 낮에는 든든한 식사를, 저녁에는 술 한잔 곁들이기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추석 여행 때 재방문 예약’이라는 한 방문객의 후기가 기억에 남는데,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든든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곳. 1997년부터 이어져 온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음식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있는 듯했다.
이곳은 삼척항 근처에서 신선한 해산물을 맛보고 싶은 분, 특히 아침 일찍 든든한 한 끼 식사를 하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다. 혼자 방문해도 좋고, 여럿이 함께 방문해서 다양한 메뉴를 맛보는 것도 즐거울 것 같다. 오랜 세월 변치 않는 맛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이곳, 다음 삼척 방문 때도 분명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가격 대비 만족도도 높고, 무엇보다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