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마다 뭘 먹을지 고민하는 건 직장인들의 영원한 숙제죠. 오늘은 늘 가던 곳 말고, 성안길 골목 깊숙한 곳에 숨겨진 대만식 우육탕면 맛집 ‘기린면방’에 다녀왔습니다. 기대 반, 설렘 반으로 문을 열고 들어서니, 따뜻한 조명과 은은하게 퍼지는 맛있는 냄새가 저를 반겨주네요. 마치 타이베이 어느 골목의 작은 식당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들었습니다.
매장 안은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이미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저는 혼자 방문했지만, 테이블 간격이 너무 좁지도 않고, 무엇보다 혼자 와서 식사하기에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분위기라 좋았습니다. 벽에는 나무 간판에 쓰인 메뉴들이 걸려 있었는데, 우육탕면 외에도 탄탄면, 유린기, 야끼만두, 샤오롱바오 등 다채로운 메뉴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오늘의 선택은 역시 시그니처 메뉴인 우육탕면입니다. 메뉴판을 보니 직접 반죽해서 바로 요리한다는 수제 면발에 대한 설명이 눈에 띄네요. 얼마나 쫄깃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주문을 하고 나니, 셀프바에 대한 안내를 받았습니다. 셀프바에는 따뜻한 자스민차와 새콤달콤한 단무지, 그리고 아삭한 짜사이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이 모든 것이 무료로 무한리필이 가능하다고 하니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잠시 기다리자 드디어 우육탕면이 나왔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다란 탕 안에 짙은 갈색의 국물, 그 위에 먹음직스럽게 올라간 부드러운 소고기와 아삭한 채소들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게 합니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한 스푼 떠서 맛을 보니, 와… 정말 깊고 진한 맛이 일품입니다. 간장 베이스의 육수는 짜지 않으면서도 감칠맛이 풍부하고, 거기에 은은하게 퍼지는 향신료의 풍미가 더해져 그야말로 ‘황홀’ 그 자체였습니다.

면발도 정말 예술입니다. 직접 반죽해서 그런지 씹을수록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고, 국물을 머금어 더욱 풍성한 맛을 자랑합니다. 푹 익은 소고기는 젓가락으로 살짝만 눌러도 부드럽게 찢어질 정도로 연해서 입안에서 살살 녹았습니다. 아삭한 숙주와 싱그러운 청경채는 고기와 면, 그리고 국물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국물이 살짝 칼칼하면서도 깊고 진한 맛이어서, 점심시간에 밥 말아먹기에도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평소에 국물을 잘 남기지 않는 편인데, 이곳 우육탕면은 정말 한 방울도 남기기 아까운 맛이었습니다. 숟가락으로 계속해서 국물을 떠먹게 되더군요.

점심시간에 빠르게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직장인들에게도 ‘기린면방’은 아주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습니다. 회전율도 빠른 편이고, 메뉴 자체도 한 그릇 뚝딱 비우기 좋아서 식사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정신없이 먹기보다는 잠시 여유를 갖고 맛을 음미하며 먹기에도 충분히 좋은 곳입니다.

함께 나온 야끼만두도 바삭하게 잘 튀겨져 나와서 우육탕면과 곁들여 먹기 좋았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만두 속은 맥주 생각이 절로 나게 하는 맛이었습니다. 다음에 방문한다면, 리뷰에서 본 탄탄면과 소룡포 세트를 맛보고 싶고, 저녁 시간에 맥주와 함께 유린기 조합도 꼭 도전해보고 싶네요.
또한, 사이드 메뉴로 시킨 사과 사이더는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맛으로 입안의 기름기를 싹 잡아주어 우육탕면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마치 느끼함을 잡아주는 훌륭한 조력자 같았어요.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먹어본 우육탕면 중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만족스러운 한 끼였습니다. 친구나 동료와 함께 방문해서 다양한 메뉴를 나눠 먹는 것도 좋겠지만, 혼자 조용히 맛있는 우육탕면에 집중하고 싶을 때 방문하기도 정말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성안길에서 특별한 점심 메뉴를 찾는다면, ‘기린면방’을 꼭 한번 방문해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