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오후, 찬 바람이 창문을 두드리던 날이었습니다. 문득 따뜻한 온기와 입안 가득 퍼지는 풍요로움을 갈망하던 저는, 이끌리듯 영주 외곽의 한적한 골목길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오랜만에 찾아보는 이 지역은 예전의 풋풋함은 그대로 간직한 채, 조금씩 세련된 옷으로 갈아입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찾고자 했던 곳은, 이름만으로도 왠지 모를 기대감을 안겨주는 ‘카츠 후(厚)’였습니다. 상호명에 깃든 ‘두께’에 대한 약속이 어떤 맛으로 펼쳐질지, 상상만으로도 입안에 군침이 돌았습니다.
간판에 쓰인 정갈한 한자와 흰색 천막의 조화는, 이곳이 단순한 식당을 넘어 정통과 섬세함을 추구하는 공간임을 짐작게 했습니다. 낡았지만 정겨운 건물 외관이 주는 포근함은,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나는 듯한 편안함을 선사했습니다. 익숙하지만 낯선 일본풍의 덧문과 따뜻한 조명이 어우러진 외부는, 이곳이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안식처임을 말해주는 듯했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은은한 나무 향과 함께 잔잔한 재즈 선율이 저를 맞이했습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정갈하게 정돈된 실내, 벽에 걸린 독특한 색감의 그림들은 마치 갤러리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우드톤의 테이블과 세련된 조명은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룸과 테이블석이 조화롭게 배치된 공간은 조용히 식사를 즐기기에도, 혹은 소중한 사람들과의 대화를 나누기에도 완벽해 보였습니다.
메뉴판을 살펴보자 ‘카츠 후(厚)’라는 이름에 걸맞은 두툼한 두께의 돈까스 메뉴들이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등심, 안심, 새우, 치킨까스 등 기본적인 메뉴부터, 이 두 가지를 조합한 스페셜 메뉴까지. 특히 ‘치킨까스’라는 이름이 눈에 띄었는데, 흔히 닭가슴살 하면 떠오르는 퍽퍽한 식감과는 전혀 다른, 전에 없던 새로운 맛을 선사한다는 설명에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또한, 곁들임 메뉴로 카레가 준비되어 있다는 점도 반가웠습니다. 이곳의 카레는 너무 맵지 않으면서도 깊은 감칠맛을 자랑한다는 이야기를 익히 들어왔기에, 망설임 없이 ‘안심 치즈까스’와 ‘치킨까스’, 그리고 추가 카레를 주문했습니다.

주문과 동시에 테이블마다 설치된 태블릿으로 간편하게 주문과 결제가 이루어졌습니다. 마치 최신식 카페에 온 듯한 편리함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잠시 후,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습니다. 먼저 나온 ‘안심 치즈까스’는, 갓 튀겨낸 바삭한 튀김옷 속에서 흘러내릴 듯 풍성한 치즈가 시각적인 만족감을 선사했습니다. 겉은 황금빛으로 고르게 튀겨져 있었고, 속에서는 부드러운 안심과 꾸덕한 치즈가 조화롭게 어우러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곁들여진 밥은 핑크빛으로 고와 보였는데, 이는 밥에 특별한 재료를 섞어 내는 이곳만의 독특한 방식이라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등장한 ‘치킨까스’는 정말이지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큼지막한 새우튀김과 함께 나온 치킨까스는, 겉보기에는 평범한 돈까스와 다를 바 없어 보였지만,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그 차이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퍽퍽함과는 거리가 먼, 마치 솜처럼 부드럽고 촉촉한 속살은 닭가슴살이라는 사실을 잊게 만들었습니다.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고, 튀김옷의 바삭함과 속살의 부드러움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평소 닭가슴살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도 분명 반하게 될 맛이었습니다. 이전에 먹어보았던 그 어떤 치킨까스와도 비교할 수 없는,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맛이었습니다.

돈까스와 함께 나온 카레는,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고 풍부한 맛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은은한 매콤함과 함께 혀끝을 감도는 감칠맛은, ‘코끼리분식’ 시절부터 이어져 내려온 사장님의 손맛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밥에 비벼 먹거나, 돈까스를 찍어 먹으니 그 맛의 시너지가 배가되었습니다. 따로 추가한 카레 역시 넉넉한 양으로 제공되어, 마지막 한 방울까지 아낌없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안심 치즈까스의 치즈는 얼마나 부드럽고 풍부했던지, 튀김옷을 벗겨내자마자 쭉 늘어지며 입안 가득 고소한 풍미를 선사했습니다. 겉은 바삭한 튀김옷, 속은 부드러운 안심과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치즈의 완벽한 삼박자는 잊을 수 없는 맛의 경험을 안겨주었습니다. 곁들여 나온 와사비와 소금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치즈까스의 맛을 한층 더 끌어올렸습니다. 특히 섬세하게 곁들여진 작은 건고추는, 튀김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도 은은한 풍미를 더하는 센스가 돋보였습니다.

새우튀김 역시 명불허전이었습니다. 큼지막한 사이즈와 통통하게 살이 오른 새우는 씹는 맛이 일품이었고, 튀김옷은 눅눅함 없이 바삭함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겉의 바삭함, 속의 탱글탱글한 새우살, 그리고 입안 가득 퍼지는 달큰한 풍미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습니다. 이 모든 메뉴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한 끼 식사 이상의 만족감을 선사했습니다.

무엇보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식사가 끝난 후에도 그 맛이 오랫동안 입안에 맴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넘어, 추억으로 남을 만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다음 날에도 돈까스가 계속 생각날 정도였으니, 그 중독성은 말할 것도 없었죠. 영주에서 이런 퀄리티의 일식 돈까스를 맛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감사했습니다.
사장님께서 과거 ‘코끼리분식’을 운영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그 시절의 추억과 이곳의 감칠맛 넘치는 카레 맛이 연결되는 듯했습니다.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담긴 깊은 맛은, 단순히 음식의 맛을 넘어 따뜻한 정서까지 전달하는 듯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문득 주차에 대한 걱정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바로 앞에 ‘365공영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주차권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차 걱정까지 덜어주는 세심한 배려는, 방문객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끼게 했습니다.
이곳 ‘카츠 후(厚)’는 단순한 맛집을 넘어, 하나의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이었습니다. 겉은 바삭, 속은 부드럽고 촉촉한 돈까스의 정수, 깊은 풍미의 카레, 그리고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곳이었습니다. 영주를 방문하신다면, 혹은 특별한 돈까스를 맛보고 싶으시다면, 이곳 ‘카츠 후(厚)’를 꼭 찾아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분명 후회하지 않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