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바람이 제법 차가워진 가을, 늦은 오후 운정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특별한 목적지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괜스레 익숙한 듯 낯선 골목길을 걷는 이 순간 자체가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낡은 간판과 소박하지만 정갈해 보이는 외관을 한 가게 앞에서 발길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회 뜨는 아빠’라는 이름이 정겹게 다가왔습니다. 동네 어귀에서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달까요.
사실 이곳은 저에게도 꽤나 ‘핫’한 장소였습니다. 살고 있는 곳에서 적지 않은 거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다섯 번이나 발걸음을 하게 만든 마성의 횟집이니까요. 왕복 두 시간이라는 거리도 전혀 망설여지지 않을 만큼, 이곳의 회는 제 입맛을 제대로 사로잡았습니다. 평소 회를 즐겨 먹는 편이라 여러 숙성회 전문점을 다녀봤지만, ‘회 뜨는 아빠’만큼 제 마음을 사로잡은 곳은 없었습니다. 숙성회의 그 오묘한 풍미와 쫄깃한 식감, 그리고 가격 대비 훌륭한 구성까지. 이곳을 알기 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수준의 만족감을 선사했기에, 저는 벌써 이곳을 ‘최애픽’으로 꼽고 있습니다.

특히 이곳의 모듬회는 그 구성이 정말이지 놀라울 정도입니다. 신선한 광어와 연어는 기본이고, 그날그날 신선한 제철 생선까지 맛볼 수 있습니다. 얇게 썰어낸 회는 투명한 빛깔을 띠며 그 신선함을 자랑하고, 붉은 살 생선회는 선명한 색감으로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넉넉하게 담긴 와사비와 새콤달콤한 간장 소스, 그리고 신선한 쌈 채소와 곁들여 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되죠.

회가 나오기 전, 곁들임 찬들이 먼저 세팅되었습니다. 신선한 쌈 채소와 씻은 묵은지, 마늘, 고추, 그리고 톡 쏘는 알싸함이 일품인 생와사비까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구성이었습니다. 특히 이곳의 묵은지는 푹 익어 새콤하면서도 개운한 맛이 회의 느끼함을 잡아주기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본격적으로 메인 메뉴인 모듬회를 맛볼 차례입니다. 짙은 주홍빛 연어는 입안에서 부드럽게 퍼지는 풍부한 지방의 맛이 일품이었고, 뽀얀 속살의 광어는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올라왔습니다. 얇게 썰어낸 회 한 점을 간장에 살짝 찍어 생와사비를 곁들여 먹으면, 혀끝에서부터 짜릿한 감칠맛이 퍼져나갔습니다. 쌉싸름한 묵은지와 함께 맛보는 연어회 역시 별미였습니다. 쌈무에 싸서 쌈장과 함께 즐기는 광어회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죠.

이곳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신선한 회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바로 ‘가격 대비 훌륭한 구성’입니다. 이 정도 퀄리티의 숙성회를 이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수준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습니다. 가성비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이곳은 늘 만족감을 넘어 감동을 선사합니다.

회는 먹으면 먹을수록 그 매력에 빠져들게 합니다. 씹을수록 쫄깃함이 살아나고, 은은한 단맛이 입안 가득 퍼집니다. 함께 제공된 꼬들꼬들한 채소와 곁들여 먹으면 아삭한 식감의 조화가 일품입니다. 특히 이곳의 숙성회는 비린 맛이 전혀 없고 깔끔한 뒷맛을 자랑하여, 아무리 많이 먹어도 물리지 않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회만 맛있는 곳이 아닙니다. 함께 제공되는 곁들임 음식들도 하나같이 훌륭합니다. 짭조름하게 간이 된 떡볶이는 별미 중의 별미였고, 새콤달콤한 드레싱의 샐러드는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었습니다. 또, 큼직하게 썰어 나온 묵은지는 회와 함께 싸 먹었을 때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습니다.

특히 제가 이곳을 다시 찾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사장님의 넉넉한 인심’입니다. 단골이 되면 서비스로 신선한 해산물을 덤으로 얻거나, 더욱 푸짐하게 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따뜻한 정이 넘치는 서비스는 이곳을 단순한 식당이 아닌, ‘동네 사랑방’처럼 느껴지게 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파주 운정에 살지 않는다는 사실이 때로는 아쉽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곳에 살았다면 매일같이 와서 신선한 회를 즐겼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 이런 훌륭한 횟집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부러움마저 듭니다.
혹시 파주 운정 쪽에서 맛있는 횟집을 찾고 계시다면, 저는 주저 없이 ‘회 뜨는 아빠’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가격 대비 훌륭한 구성과 신선함, 그리고 사장님의 따뜻한 인심까지. 이곳은 분명 여러분에게도 잊지 못할 맛있는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저는 다음 방문에도 이곳의 숙성회와 따뜻한 인심을 가득 안고 돌아갈 것입니다. 운정으로 가는 길이 언제나 저를 설레게 하는 이유, 바로 이곳 ‘회 뜨는 아빠’ 덕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