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밥 먹는 날, 뭘 먹을까 고민하다 결국 영등포에 있는 ‘도림항’에 발걸음했습니다. 친구와 함께 가기에도 좋지만, 저처럼 혼자서도 눈치 보지 않고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을 찾는 분들에게 정말 괜찮은 곳이거든요. 금요일 저녁 6시가 넘은 시간, 테이블링으로 원격 줄서기를 시작했는데 이미 17번째 대기였습니다. 그래도 7시 50분에 입장했으니, 미리 예약하거나 조금 서둘러 가는 걸 추천드려요. 특히 주말에는 오픈 시간에 맞춰 가는 게 현명할 것 같습니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활기찬 분위기, 하지만 복잡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은은한 조명과 깔끔한 인테리어 덕분에 편안한 느낌을 주었죠. 카운터석이나 1인 좌석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는 않지만, 테이블 간격이 적당하고 벽 쪽으로 붙은 자리들도 있어서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주문은 키오스크로 편리하게 할 수 있었어요. 다양한 메뉴들이 사진과 함께 보기 좋게 정리되어 있었는데, 특히 숙성회 메뉴가 메인인 듯했습니다. 하지만 이날은 왠지 따뜻한 국물이 당겨서 ‘미나리동백바지락탕’과 함께 ‘개별회’로 대방어, 볏짚 훈연 삼치, 초절임 고등어를 맛보기로 했고, 곁들임 메뉴로 ‘후토마키’도 주문했습니다. 가격대가 아주 저렴한 편은 아니었지만, 음식의 퀄리티를 생각하면 납득이 가는 수준이었어요.

가장 먼저 나온 ‘미나리동백바지락탕’은 정말 푸짐했습니다. 커다란 냄비 가득 싱싱한 바지락과 알싸한 미나리가 어우러져 있었는데,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더라고요.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은 술안주로 제격이었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바지락은 신선함 그 자체였습니다. 맑은 국물 위로 뽀얀 국물이 우러나오는데, 그 비주얼이 정말 먹음직스러웠어요.

이어서 나온 ‘개별회’도 대만족이었습니다. 특히 볏짚 훈연 삼치는 처음 맛보는 특별한 풍미였는데, 훈연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삼치 본연의 부드러운 식감과 조화를 이루더라고요. 마치 전문 셰프의 손길을 거친 듯한 섬세한 맛이었습니다. 대방어는 기름기가 적당히 올라 입안에서 사르르 녹았고, 초절임 고등어는 비리지 않고 깔끔한 맛이 인상 깊었습니다. 플레이팅도 훌륭해서 눈으로도 즐거운 식사였습니다.

이날은 숙성회 외에도 다른 메뉴들도 궁금해서 ‘가리비찜’도 주문해보았습니다. 편백찜기에 가득 담겨 나온 가리비는 정말 먹음직스러웠어요. 찜으로 즐기는 가리비는 그 자체로도 달콤했지만, 함께 나온 새우 비스크 소스와 곁들여 먹으니 풍미가 배가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새우 비스크 소스 파스타’나 ‘한 마리 오징어튀김’ 등 술안주로도, 식사로도 손색없는 메뉴들이 많아서 다음 방문에는 다른 메뉴들도 꼭 맛보고 싶어요.

특히 ‘도림항’은 술 종류도 다양했습니다. 시원한 기린 생맥주와 하이볼은 음식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죠. 알코올 도수와 맛의 조화가 훌륭해서 몇 잔이고 들이킬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곁들여 나온 곁들임 찬들도 정갈하고 맛있었습니다.
한 마리 오징어튀김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튀김이었어요. 같이 나온 소스도 느끼함을 잡아주는 딱 좋은 맛이었습니다. 씹을 때마다 느껴지는 오징어의 신선함과 튀김옷의 조화는 훌륭했습니다.
마무리로 바지락탕에 국수를 넣어 먹는 건 정말 신의 한 수였습니다. 쫄깃한 면발이 시원한 국물과 어우러져 최고의 식사를 완성해주었죠. 처음부터 끝까지 맛있는 음식들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매장 크기가 꽤 큰 편이었지만, 2인석 테이블은 조금 비좁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혼자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는 이러한 아쉬움을 상쇄하고도 남았습니다. 영등포에서 맛있는 숙성회와 든든한 식사를 즐기고 싶다면 ‘도림항’을 강력 추천합니다. 혼자여도 괜찮아, 오늘도 혼밥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