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이라는 이름은 제게 늘 어릴 적 추억과 함께 고향의 정겨움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최근 예산 시장 쪽 상권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 한편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이번 방문은 그런 아쉬움을 달래고, 과연 예산 읍내에도 숨겨진 보석 같은 식당이 있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 시작되었습니다. 시끌벅적한 예산 시장의 겉모습과는 달리, 그 뒷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조금은 덜 활기찬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수많은 가게들이 모여있는 시장이라면 북적이는 인파와 함께 활기찬 에너지가 느껴질 법도 한데, 이곳은 조금 더 차분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감돌았습니다.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 우연히 발길이 닿은 한 돼지고기 식당. 겉모습은 여느 동네 고깃집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왠지 모를 따뜻함이 느껴졌습니다. 붉은 벽돌로 이루어진 외관과 큼직한 간판이 낡았지만 정겨운 느낌을 주었습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친절한 남자 사장님의 반가운 인사가 저희를 맞이했습니다. 특별히 홍보를 하거나 요란한 간판을 내세운 곳은 아니었지만, 사장님의 진심 어린 응대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메뉴판을 훑어보며 무엇을 주문할까 고민했습니다. 삼겹살이야 늘 익숙한 메뉴지만, 이 집만의 특별함이 있을까 싶어 이곳저곳 둘러보았습니다. 그러다 ‘뒷고기’라는 메뉴가 눈에 띄었습니다. 흔히 접하기 어려운 메뉴였기에,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주문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혹시나 다른 메뉴에 대한 의견을 조심스럽게 여쭤보니, 사장님께서는 솔직하게 제육볶음은 이번에 방문한 저희에게는 추천하지 않으신다고 하시더군요. 이런 솔직함이 오히려 신뢰감을 더했습니다.
이윽고 테이블에 놓인 기본 찬들의 정갈함에 한 번 더 놀랐습니다. 여러 가지 나물 무침과 김치, 쌈 채소 등 집에서 먹는 듯한 푸짐하고 정성스러운 반찬들이 보기 좋게 차려졌습니다. 특히 신선해 보이는 푸른 쌈 채소와 다채로운 색감의 나물들이 입맛을 돋우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메인 메뉴인 뒷고기가 등장했습니다. 처음 비주얼만 봤을 때는 삼겹살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불판 위에 올려 구워보니, 그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갓 구워낸 뒷고기는 겉은 바삭하게 익으면서도 속은 놀랍도록 촉촉하고 부드러웠습니다.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는데, 과연 왜 ‘뒷고기’가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쫄깃하면서도 육즙이 풍부한 뒷고기는 쌈장과 마늘, 고추를 곁들여 쌈으로 싸 먹으면 그 맛이 배가되었습니다. 쌈 채소의 신선함과 고기의 고소함, 그리고 쌈장의 감칠맛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행복감이 퍼졌습니다. 한 점, 두 점 집어먹을 때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첫 방문이었기에 과연 어떨까 하는 약간의 의구심이 있었는데, 기우였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습니다. 특히 ‘뒷고기’라는 메뉴는 돼지고기의 진한 풍미와 쫄깃한 식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이 집만의 특별한 매력이 분명했습니다. 물론 모든 메뉴가 완벽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육볶음에 대한 솔직한 피드백은, 어떤 사람에게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뒷고기의 존재만으로도 이 집은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넉넉하게 제공되는 밑반찬들도 훌륭했습니다. 짜지 않고 간이 딱 맞는 나물 무침들은 메인 메뉴인 고기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훌륭한 곁들임 역할을 했습니다. 마치 집에서 온 가족이 둘러앉아 먹는 듯한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구성이었습니다. 밥 한 공기를 시켜놓고 쓱쓱 비벼 먹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 사장님께서는 여전히 밝고 친절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주셨습니다. 그 따뜻한 인사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예산 시장의 활기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해서, 그 안에 숨겨진 맛집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시간이었습니다.
이곳은 화려한 인테리어나 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곳은 아닙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손님을 대하는 사장님의 친절함과, 무엇보다 최고 품질의 돼지고기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집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혹시 예산을 방문하시거나, 아니면 예산 근처에 계신다면, 북적이는 시장보다는 조금 더 조용한 뒷골목으로 향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화려함보다는 진정한 맛과 따뜻한 정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이곳 ‘돼지 식당’의 뒷고기는 분명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예산 시장의 활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괜히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아쉬움 속에서도 여전히 묵묵히 맛있는 음식을 내어주는 곳들이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하니,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이곳은 마치 오랜 단골처럼 편안하게 들러 맛있는 돼지고기를 즐길 수 있는, 그런 따뜻한 공간이었습니다.
이곳은 특히 육류의 질감과 풍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 그리고 북적이는 곳보다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다음번 예산 방문 시에도 분명 다시 찾게 될 것 같습니다. 그때는 또 어떤 맛있는 추억을 만들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마지막으로, 정겨운 시장 풍경과 함께 맛있는 돼지고기까지 즐길 수 있었던 이번 예산 나들이는,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안겨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