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13시, 늘 그렇듯 분주한 사무실을 뒤로하고 오랜만에 동료들과 ‘어디 갈까?’ 삼총사 작전 회의가 시작되었다. 맛있는 곳은 많고 시간은 없기에, 빠르고 만족스럽게 식사를 마칠 수 있는 곳이 제격이다. 왁자지껄한 식당은 피하고 싶었고, 그렇다고 너무 텅 빈 곳도 왠지 별로였다. 그러다 문득 얼마 전부터 눈여겨 봐두었던 한 곳이 떠올랐다. ‘브케케선셋’. ‘청주 시내 브런치 맛집’이라는 문구와 함께, 마치 딴 세상처럼 화사한 꽃들로 가득한 사진들이 SNS 피드를 장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 인스타에서 엄청 핫하던데? 평도 좋고.” 동료의 말에 망설임 없이 결정했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아기자기하고 예쁜 외관이 반겨주었다. 마치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특히 창가에 가득한 조화로운 생화와 조화로운 꽃 장식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입구 쪽에 세워진 배너에는 ‘올루어 선정 브런치 맛집’, ‘충북일보에 소개된 VIP 대관 맛집’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단순히 SNS에서만 유명한 곳이 아니라, 실제로 실력과 명성을 인정받은 곳이라는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과 함께 공간을 가득 채우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인상 깊었다. 벽면의 추상화 작품과 감각적인 디자인의 조명들은 예술적인 감각을 더해주었고, 테이블마다 놓인 작은 꽃들은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바로 옆 테이블과의 간격이 적당해서 옆 사람의 대화가 들리거나 시끄럽지 않다는 점이었다. 점심시간의 혼잡함 속에서도 나름의 프라이빗한 식사 경험을 할 수 있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우리는 4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펼쳤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이미 많은 테이블이 손님들로 채워져 있었고, 몇몇 테이블에서는 음식이 나오고 있었다. 특히 시그니처 메뉴인 ‘싸이페로플’과 ‘치폴레 불고기 피자’, 그리고 ‘보리새우 명란 오일 파스타’가 많이 눈에 띄었다. 직원분께 가장 인기 있는 메뉴를 추천받았는데, 역시나 우리가 눈여겨봤던 메뉴들을 추천해주셨다. 우리의 선택은 ‘싸이페로플’, ‘치폴레 불고기 피자’, ‘보리새우 명란 오일 파스타’, 그리고 ‘해산물 듬뿍 로제 리소토’였다. 스테이크도 맛있다는 평이 많았지만, 점심시간에 스테이크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기에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나온 메뉴는 단연 ‘싸이페로플’이었다. 접시 위에 산처럼 쌓아 올린 모습은 정말이지 압도적이었다. 튀김옷을 입혀 바삭하게 튀겨낸 해산물과 채소가 어우러져 있었는데, 그 위에 신선한 루꼴라와 치즈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비주얼만으로도 이미 합격이었다. 한입 베어 물자,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촉촉한 식감과 함께 풍부한 해산물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곁들여진 소스는 약간의 새콤함과 감칠맛을 더해줘, 자칫 느끼할 수 있는 튀김 요리의 맛을 깔끔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동료들과 함께 ‘우와’를 연발하며 감탄했다.

곧이어 나온 ‘치폴레 불고기 피자’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얇고 바삭한 도우 위에 불고기와 치즈, 그리고 살짝 매콤한 치폴레 소스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었다. 직원분께서 친절하게 비닐장갑을 챙겨주신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피자를 돌돌 말아 먹는 재미가 쏠쏠했고,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불고기의 맛이 느끼함을 잡아주어 계속 손이 갔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피클이나 다른 곁들임 찬이 없어서 살짝 아쉬웠다는 점이다. 상큼한 피클이 있었더라면 더 완벽했을 것 같다.

다음으로 ‘보리새우 명란 오일 파스타’가 나왔다. 붉은 빛깔의 오일 베이스 파스타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면의 굵기도 적당했고, 톡톡 터지는 명란과 오동통한 보리새우가 듬뿍 들어있었다. 한 젓가락 크게 집어 먹으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매콤한 맛이 느껴졌다. 짭짤한 명란과 매콤한 오일이 어우러져 깊은 풍미를 자아냈는데, 앞서 먹었던 피자의 달콤함과 느끼함을 싹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파스타를 좋아하지 않는 동료도 이 메뉴는 극찬하며 맛있게 먹었다.

마지막으로 ‘해산물 듬뿍 로제 리소토’가 나왔다. 부드러운 로제 소스 위에 신선한 홍합, 새우, 그리고 오징어 등 다양한 해산물이 푸짐하게 올라가 있었다. 밥알이 살아있는 적당한 식감으로 잘 익혀진 리소토는 부드러운 로제 소스와 함께 입안에서 사르르 녹았다. 다양한 해산물들이 신선함을 더해주었고,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뇨끼를 좋아해서 뇨끼 메뉴를 하나 더 주문할 걸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식사를 거의 마칠 무렵, 우리는 세트 메뉴에 포함된 샹그리아를 맛보았다.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식사의 마지막을 완벽하게 장식해주었다. 베리가 씹히는 식감도 좋았고, 시원하게 마시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솔직히 말하면, 모든 메뉴가 완벽하게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었다. 스테이크에 대한 아쉬움이나 로메인 샐러드처럼 다소 평범하게 느껴지는 메뉴도 있었다는 평도 있었기에, 다음 방문에는 메뉴 선정에 조금 더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싸이페로플’이나 ‘보리새우 명란 오일 파스타’와 같이 인상적인 메뉴들은 분명 다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훌륭했다. 특히 ‘동티모르 대한민국 대사관 관저 요리사 출신 셰프’라는 타이틀과 ‘2024년 네이버 TOP 1000 클라스 어워즈 수상’이라는 명성은 그냥 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점심시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분위기 덕분에 마치 짧은 휴가를 다녀온 듯한 기분이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느끼게 해준 ‘브케케선셋’. 회전율이 빠른 편은 아니어서 웨이팅이 있을 수도 있지만, 동료들과 함께 방문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식사하기에도 좋았고,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이 없을 만큼 분위기가 좋았다. 다음번에는 점심시간을 조금 더 여유롭게 확보해서 스테이크와 뇨끼도 꼭 맛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