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발길 닿은 태백. 이곳의 대표 음식이 무엇일까 문득 궁금해졌는데, 단연 ‘물닭갈비’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사실 처음엔 ‘물’이라니, 혹시 밍밍하지 않을까, 익숙한 볶음 닭갈비의 맛을 따라가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약간의 의구심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도 태백까지 왔으니, 이 고장의 특색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방문한 날은 토요일 점심 피크 시간이라 그런지, 이미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습니다. 역시 유명한 곳은 다르구나 싶으면서도, 혼자 밥 먹으러 온 제가 괜히 눈치가 보이지는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이 스쳤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자리가 바로 있어서 대기 없이 편안하게 식사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카운터석이나 1인 좌석이 따로 있는지는 미처 확인하지 못했지만, 이렇게 사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제 자리를 바로 찾아 앉을 수 있었다는 점이 ‘혼밥하기 좋은 곳’이라는 첫인상을 주었습니다.

주문한 물닭갈비가 나왔을 때, 처음에는 그 비주얼에 조금 놀랐습니다. 붉은 양념의 볶음 닭갈비와는 사뭇 다른, 맑고 얼큰해 보이는 국물에 각종 채소와 닭고기가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마치 닭고기 감자탕을 끓인 것 같다는 리뷰를 본 기억이 났는데, 실제로 보아도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펄펄 끓기 시작하면서 올라오는 뜨거운 김 사이로 풍기는 구수한 냄새는, 처음 가졌던 의구심을 단숨에 날려버렸습니다.

처음 한 입을 뜨는데, 정말 ‘초초초 맛있었어요’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맛이었습니다. 닭고기는 부드럽게 씹혔고, 국물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이 우러나왔습니다. 슴슴하다는 평도 있었지만, 제 입에는 전혀 싱겁지 않고 감칠맛이 풍부했습니다. 마치 잘 끓인 닭곰탕에 얼큰한 양념을 더한 듯한 느낌이랄까요. 큼직하게 썰어 넣은 감자, 쫄깃한 떡, 그리고 국물을 머금은 채소까지 어느 하나 빠짐없이 조화로웠습니다.

솔직히 ‘물닭갈비 한번 먹고 말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이 음식은 정말 다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할 만큼 매력적이었습니다. 맵기 조절도 가능한지 여쭤볼 걸 그랬다는 아쉬움도 살짝 남았습니다. 매콤한 맛을 좋아하신다면 조금 더 맵게 주문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식사를 거의 마치고 나서,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볶음밥을 주문했습니다. 이 집의 볶음밥은 그냥 볶아주는 것이 아니라, 누룽지를 만들어서 긁어주신다는 점이 독특했습니다. 냄비 바닥에 눌어붙은 밥을 긁어내 볶아주는 방식인데, 톡톡 터지는 누룽지의 식감과 닭갈비 국물이 잘 배어든 밥알의 조화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볶음밥 역시 ‘너무너무 맛있었습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만족스러웠습니다. 마지막 한 숟갈까지 싹싹 긁어 먹었습니다.

사장님의 친절함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었습니다. 가게 전체적으로 정겨우면서도 편안한 분위기였고, 사장님께서 손님 한 분 한 분께 신경 써주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1인 손님에 대한 배려인지, 아니면 원래 친절하신 건지 모르겠지만, 혼자 방문한 저에게도 아주 기분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손님이 많은 시간대에는 11시쯤이나 1시 이후에 방문해야 편하게 식사할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토요일 점심 피크 시간은 피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손님이 많은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슴슴하다는 평도 있지만, 저는 그 맛이 오히려 매력적이었고, 잊을 수 없는 볶음밥까지 완벽한 식사였습니다.
철암탄광역사촌 구경을 하고 이곳에서 물닭갈비를 맛보는 코스는 정말 완벽한 것 같습니다. 태백에 처음 오신 분이라면, 혹은 태백의 특별한 맛을 경험하고 싶은 분이라면 꼭 추천하고 싶은 곳입니다.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서비스에 기분 좋은 한 끼를 즐길 수 있습니다. 오늘도 혼밥 성공!이라는 뿌듯함과 함께, 다음에 또 올 것을 기약하며 가게를 나섰습니다.